야반도주를 한 것일까요? 오포의 사무실에는 개미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유하지 않고 나누는 것이 ‘공유’ 경제의 기본 개념이어서일까요? 구체적인 실체없이 나그네처럼 그렇게 중국의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는 안개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공유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유경제의 슈퍼스타 ‘우버’는 올 1·4분기 29억4000만달러(약 3조5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고 또 다른 유니콘 기업 ‘에어비앤비’도 같은 기간 2억7640만달러(약 3300억원) 손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지요. 국내에서도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로 잘나가던 공유경제 모델이었던 ‘타다’가 사업을 접기도 했습니다. 정말이지 이제 공유경제의 종말을 이야기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공유경제’…허울 뿐인 빚좋은 개살구 같은 비즈니스 모델일까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산업전반을 뒤흔들 때까지 앞으로 수 십년간 전 세계는 과거에 경험했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인구, 그렇다면 부족한 물자를 나눠야 하는 것이 시대적인 소명임에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공유경제는 또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또 사라지고를 반복할 것입니다.
일본의 한 기업가가 정의한 공유경제의 4가지 모델을 소개합니다.
1. Idle 이코노미
‘가동되지 않은…비어 있는’ 의미의 Idle. 즉 노는 자원, 공간, 사람을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유경제 모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빈방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가 있고 노는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가 있습니다. 가장 빨리 성장한 공유경제 모델이지만 기존 경제를 갉아먹는 ‘암’과 같은 서비스라 욕을 먹기도 하는 모델입니다.
2. Talent 이코노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공유하는 모델입니다. 노하우를 전달하는 ‘탈잉(https://taling.me/)’과 같은 서비스나 자유여행을 코칭해주는 전문가를 연결하는 자유여행 플랫폼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텔런트 이코노미는 없던 시장을 새롭게 만들내는 구조이므로 좀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공유경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Group 이코노미
개인이나 하나의 조직이 사용하던 자원을 여러 사람이나 여러 조직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유경제 모델입니다. 최근에 뜨고 있는 공유주방이나 공유 오피스가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그룹 이코노미도 공간이라는 부동산 실물이 사업의 근간이 되다 보니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있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공유경제의 개념이 무색하게 사업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비싼 부동산을 기반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4. Recycle 이코노미
일본에 가면 ‘북오프’ 매장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30년이상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리사이클링에 익숙한 경제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헌책, 만화, 게임 CD, 콘솔, 영화나 애니 DVD 등의 문화 전반에 걸친 중고 물품을 취급하고 공유하는 것이 리사이클 이코노미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4가지 영역에서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 꾸준히 등장할 것이며 ‘에어비앤비’, ‘우버’는 아닐지라도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나올 것입니다. 이제 ‘공유경제’라는 타이틀이 주었던 거품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있는 때입니다. 장미빛 미래만 보고 투자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지요. 사업확장에만 눈이 어두워 깨진 장독에서 물이 새는 줄 몰랐던 ‘오포’의 경우가 또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